채식주의자
채식주의자는 예전부터 한번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다.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채식주의자라는 제목만으로는 어떤 책인지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. 오랜만에 자리를 잡고 책을 한장 한장 넘기던 나는 처음에는 이게 무슨 책일까 하는 당혹감이 더 컸다. 하지만 그러한 당혹감과 약간의 불편함은 곧 나에게 묘한 매력으로 다가와 곧 나는 책에 빠져들게 되었다. 그리고 책을 다 읽은 후 내가 처음 책을 폈을 때 느꼈던 그 감정들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느꼈다. 책 속의 모든 인물들이 어떻게 보면 내가 부정하고 숨기고자 하였던 또 다른 나의 모습을 은밀하게 조금씩 풀어 놓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. 나 또한 나 안의 어딘가에 표출하지 못하고 간직하고 있을 트라우마 들 속에 진짜 나의 모습, 그리고 그것들을 숨긴 채..